나메리카와를 건너 산 사이 골짜기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무들에 둘러싸인 고요한 평지가 있습니다. 도쇼지 터입니다. 호조 가문의 보리사로 세워진 절이었습니다.
1333년 5월. 닛타 요시사다의 군대가 이나무라가사키를 넘어 가마쿠라 시내로 밀려들었습니다. 곣곳에서 불길이 치솟는 가운데, 막부의 마지막 도쿠소인 호조 다카토키는 일족과 가신을 이끌고 이 산골짜기의 절로 피했습니다.
『다이헤이키』는 이 절에서 다카토키를 비롯한 8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합니다. 150년 가까이 이어진 가마쿠라 막부는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골짜기 더 안쪽, 산비탈에는 절벽에 판 야구라가 있습니다. 하라키리 야구라라 불리며, 다카토키를 비롯한 호조 일족을 공양하는 곳이라고 전해집니다. 절은 그 뒤 다시 세워졌지만 이윙고 쇠락해, 지금은 건물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발굴 조사에서는 불에 탄 흙의 층이 발견되었습니다.
싸움에 진 쪽의 최후의 땅은, 이긴 쪽의 기념비처럼 남지 않습니다. 골짜기 안쪽의 어둠 속에, 많은 것을 말하지 않은 채 남아 있습니다.
지금도 야구라 앞에는 꽃과 소토바가 바쳐져 있습니다. 800년 가까이, 이 골짜기를 찾아 기도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골짜기를 나와 나메리카와를 건너면, 길은 불과 수백 미터 만에 오늘날 가마쿠라의 활기 속으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