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루가오카하치만구 참배길 양쪽으로 커다란 연못이 펼쳐져 있습니다. 겐페이이케. 요리토모의 아내 호조 마사코가 만들게 했다고 전해지는 연못입니다.
참배길의 무지개다리, 다이코바시를 경계로 동쪽 연못과 서쪽 연못으로 나뜉니다. 동쪽 연못에는 섬이 셋, 서쪽 연못에는 섬이 넷.
이 숫자에는 뜻이 있다고 전해져 왔습니다. 동쪽 연못은 겐지, 서쪽 연못은 헤이케. 일본어에서 셋을 뜻하는 '산'은 '낳고 불어난다'는 뜻의 말과 소리가 같아 겐지의 번성을, 넷을 뜻하는 '시'는 '죽음'과 소리가 같아 헤이케의 멸망을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겐지 연못에 흰 연꽃을, 헤이케 연못에 붉은 연꽃을 심었다고도 전해집니다. 겐지의 깃발은 흰색, 헤이케의 깃발은 붉은색. 싸움의 색이 연못의 꽃에까지 쓰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후대 사람들의 이야기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겐페이 전쟁을 끝내 이긴 가문의 도시에, 이긴 쪽과 진 쪽을 모두 연못으로 남겼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왔다는 것 자체에, 이 도시가 기억을 간직하는 방식이 담겨 있습니다.
여름 아침이면 연못 가득 연잎이 펼쳐지고 꽃이 핍니다. 수면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잔물결을 일으키고 지나갑니다. 서쪽 연못의 섬에는 물의 여신 벤자이텐의 사당이 모셔져 있습니다.
다이코바시 너머, 두 연못 사이를 빠져나간 길은 마이도노를 지나 큰 돌계단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