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가쿠지 ― 적도 아군도 함께 기리는 절

엔가쿠지 ― 적도 아군도 함께 기리는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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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카마쿠라역 바로 북쪽, 삼나무 숲에 둘러싸인 돌계단 위로 엔가쿠지의 산문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1282년에 문을 연 선종 사찰입니다. 이 절을 세운 사람은 막부의 싯켄 호조 도키무네입니다. 도키무네는 두 차례에 걸친 원나라의 침공, 곧 몽골의 내습을 맞아 싸운 인물이었습니다. 싸움이 끝난 뒤, 도키무네는 이 싸움에서 죽은 사람들을 기리는 절을 세웁니다. 기린 것은 일본의 무사만이 아니었습니다. 바다를 건너 쳐들어온 원나라 병사들도 가리지 않고 함께 기렸다고 전해집니다. 개산조로 초빙된 사람은 송나라에서 온 승려, 무학조원이었습니다. 조원의 고향 송나라는, 바로 그 원나라에 의해 멸망당하려던 나라였습니다. 원나라 병사가 칼을 들이대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해지는 승려입니다. 싸움의 당사자이기도 했던 두 나라의 사람들을, 바다를 건너온 한 승려가 한 절에서 함께 기린 것입니다. 메이지 시대 중반, 한 젊은 문학자가 좌선을 하러 이 절을 찾아왔습니다. 나쓰메 소세키입니다. 그때의 경험은 훗날 소설 『문』에 그려졌습니다. 경내 안쪽 산 위에는 가마쿠라 시대의 큰 종, 오가네가 걸려 있습니다. 그 낮은 소리는 야토의 삼나무 숲으로 스며들며, 길게 여운을 끕니다. 바다 건너에서 온 승려와, 바다 건너에서 온 적. 그 양쪽 모두에게 열린 문에서, 길은 산을 넘어 겐초지의 골짜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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