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쿠라 대불 ― 지붕을 잃은 부처

가마쿠라 대불 ― 지붕을 잃은 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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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의 골짜기에 청동으로 된 커다란 부처가 앉아 있습니다. 가마쿠라 대불. 높이는 약 11미터. 아미타여래상입니다. 이 대불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252년이라고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자금을 모은 사람은 조코라는 승려였습니다. 신분 높은 사람들뿐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서 조금씩 시주를 모아, 이 대불을 완성했다고 전해집니다. 예전에 대불은 커다란 불전 안에 모셔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건물은 폭풍과 지진으로 여러 번 무너졌고, 무로마치 시대에 다시 세워지지 못한 채 사라졌습니다. 메이오 연간의 대지진 때 일어난 쓰나미에 휩쓸려 갔다는 설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로부터 500여 년, 대불은 지붕 없이 비와 바닷바람 속에 계속 앉아 있습니다. 경내에 남은 커다란 주춧돌이 옛 불전의 크기를 말해 줍니다. 메이지 시대의 가인 요사노 아키코는 이 대불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가마쿠라여, 부처님이지만 석가모니는 미남이시구나, 여름 나무숲이여." 다만 대불은 석가가 아니라 아미타여래. 유명한 노래의, 유명한 착각입니다. 청동 표면에는 비와 바람이 새긴 녹청이 얼룩덜룩 퍼져 있습니다. 등에는 주조할 때 생긴 이음매 선이 여러 줄 가로로 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의 시주가 조금씩 주조되어 쌓아 올려진 흔적입니다. 지붕을 잃은 대불 위로는 지금도 하늘이 펼쳐져 있습니다. 대불의 골짜기에서 길은 다이부쓰 기리토시를 넘어, 산 너머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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