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루가오카하치만구의 본궁으로는 가파른 큰 돌계단이 이어집니다. 800년 전, 이 돌계단에서 가마쿠라 막부의 3대 쇼군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1219년 정월, 눈 내리는 밤. 우대신이 된 것을 감사드리는 참배를 마친 미나모토노 사네토모는, 돌계단을 내려오던 중에 습격을 당합니다. 습격한 사람은 사네토모의 조카이자, 하치만구의 벳토를 맡고 있던 구교였습니다.
구교는 돌계단 옆에 우뚝 선 큰 은행나무 그늘에 숨어 기다리고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이 나무는 '숨은 은행나무'라고도 불려 왔습니다. 다만 이것은 후대의 전승으로, 당시의 기록에는 은행나무 이야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사네토모는 무사의 우두머리이면서도 와카를 사랑한 쇼군이었습니다. 그의 노래는 『긴카이와카슈』로 엮여 지금도 읽히고 있습니다. 사네토모의 죽음으로 요리토모부터 이어진 겐지 쇼군의 계보는 끊기고, 막부의 실권은 호조 가문의 손으로 넘어갑니다.
큰 은행나무는 2010년 3월, 바람이 거센 밤에 뿌리째 쓰러졌습니다. 수령이 천 년이라고도 하던 나무입니다. 남은 뿌리에서는 이윙고 새싹이 돋아, 지금은 어린 가지가 키를 키우고 있습니다. 쓰러진 줄기의 일부도 바로 근처에 다시 심어졌습니다.
눈 내리던 밤 쇼군이 내려가려던 돌계단은, 지금도 같은 각도로 본궁을 향해 이어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