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가하마 ― 모래 아래의 중세

유이가하마 ― 모래 아래의 중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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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 남쪽에 완만한 호를 그리며 펼쳐진 모래사장이 있습니다. 유이가하마. 여름이면 해수욕객으로 붐비는 해변입니다. 하지만 이 모래 아래에는 중세의 가마쿠라가 잠들어 있습니다. 발굴 조사에서는 해변 일대에서 많은 인골이 발견되어 왔습니다. 가마쿠라 시대, 도시 남쪽의 해변은 세상을 떠난 사람을 묻는 곳이기도 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1333년 닛타 요시사다의 군대가 가마쿠라로 쳐들어온 싸움에서 죽은 사람들이 묻힌 것이 아닐까 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유이가하마는 도시의 현관이기도 했습니다. 먼바다에 배가 닿으면, 송나라에서 실어 온 도자기와 동전, 각지의 쌀과 목재가 뭍으로 올려졌습니다. 모래 속에서는 중국 청자 조각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바다 건너에서 온 물건과, 도시에 살았던 사람들의 마지막 모습이 같은 모래 속에 묻혀 있는 것입니다. 해변 근처에는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선조 미나모토노 요리요시가 처음으로 하치만신을 모셨다는 모토하치만 신사도 남아 있습니다. 가마쿠라의 역사는 이 바닷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겨울의 유이가하마에는 사람의 모습도 드뭭니다. 파도가 모래를 밀어 왔다가 다시 끌고 가는 소리만이, 해변 가득 퍼집니다. 모래사장은 동쪽으로는 와카에지마의 돌 곶까지, 서쪽으로는 이나무라가사키의 절벽까지 이어집니다.

https://woud.io/kamakura/ko/21